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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뿔나방 전국 확산…친환경농가 방제법 없어 ‘울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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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6 | ||
작성자 | 농어업회의소 | ||
작성일 | 2024/06/26 | ||
외래 검역해충인 ‘토마토뿔나방’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토마토를 키우는 친환경농가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기존 친환경방제법으로는 퇴치가 안돼 친환경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잇따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5월 이후 전국 17개 시·도, 99개 시·군에서 2차례에 걸쳐 토마토뿔나방 발생 여부를 조사한 결과 14개 시·도, 64개 시·군에서 1만8577개체를 포획했다. 토마토뿔나방은 외국에서 들어온 검역해충으로 번식력이 강하고 토마토 잎과 줄기 등을 갉아 먹어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유충 때 잎을 갉아 먹고 과실 겉에 구멍을 내며, 과실 내부에 세균을 퍼트려 작물에 2차 피해를 준다. 번식력도 뛰어나 암컷 한마리가 평균 260여개의 알을 낳는다. 관행농법의 경우 약제를 통해 방제가 가능하지만 친환경농법에서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경기와 전북 등지에서 토마토뿔나방 피해가 발생해 농가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3월 평택지역에서 토마토뿔나방이 처음 발견된 이후 토마토를 많이 재배하는 10개 시·군을 조사한 결과 용인·화성·안산·평택·파주·광주·양주 등 7개 지역에서 토마토뿔나방 발생이 확인됐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4월 지역 66곳의 친환경토마토 농가를 자체 조사해 광주·김포·용인·파주·평택·화성 지역 26곳의 농가에서 피해를 확인했으며, 이후에도 빠르게 번져 경기 전역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현재 2차 피해 실태를 자체 조사 중이다. 전북에서는 토마토뿔나방이 7039마리 포획된 가운데 친환경농가 1곳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토마토뿔나방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방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농진청이 5월 전국 친환경농가에 ‘토마토뿔나방 친환경 관리 매뉴얼’을 배포하고 방제법을 안내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다. 광주시 퇴촌면에서 4958㎡(1500평) 규모로 친환경토마토를 키우는 한상철씨(33)는 “농진청이 배포한 매뉴얼대로 ‘비티제’ 같은 친환경약제를 사용하고 권장 주기보다 더 자주 살포했으나 토마토뿔나방 개체수가 줄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토마토뿔나방 피해를 본 친환경토마토 농가 중 친환경인증을 포기하는 농가까지 나오고 있다. 평택시 진위면에서 7272㎡(2200평) 규모로 방울토마토를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권문식씨(70)는 “3월20일 무렵 처음 토마토뿔나방이 나타난 이후 5월말까지 두달여간 갖은 방법을 동원해 방제에 나섰지만 피해가 점점 늘어 최근 친환경인증을 포기하고 관행농법으로 돌아섰다”며 “평택지역에서 나를 포함해 3명의 토마토농가가 친환경인증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같은 지역에서 농사짓는 신성옥씨(67)도 “일주일에 2번씩 친환경약제로 방제에 나서고 천적의 밀도를 두배로 높여봤지만 아무리 해도 잡히지 않고 피해만 늘어 생산량의 40%가량은 폐기 처분했으며 결국 친환경인증을 포기했다”면서 “이대로 방치하면 친환경인증을 받는 토마토농가는 모두 없어질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작기에 따라 방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피해가 관행재배농가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전북에서는 수확을 앞둔 일부 관행재배농가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피해를 본 농가가 수확을 앞둔 상황이어서 잔류 농약 검출 우려 때문에 당장은 약제를 살포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상품성 있는 토마토를 수확해 출하하고 난 뒤 방제를 하든 철거를 하든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현장에서는 검역당국의 늦장 대처가 일을 키웠다는 주장이 나온다. 검역당국은 3월 토마토뿔나방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미 지난해 나왔다는 게 경기지역 농민과 농민단체 주장이다. 홍안나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처장은 “검역당국에서는 3월 토마토뿔나방이 처음 확인됐다고 전했지만 파주지역에서는 이미 지난해 토마토뿔나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난해부터 이 사실을 농가에 알렸다면 지금과 같이 피해가 확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상철씨는 “지난해 9월 토마토뿔나방이 발생했는데, 그때는 해충인지 알 수 없었고 방제법도 몰라 그대로 방치해 피해가 더 컸다”고 전했다.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시·군과 협업해 농가에 교미교란제와 페로몬트랩 등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다”며 “후반기 작기가 시작되는 7월 중에 토마토뿔나방 발생분포도 조사도 다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