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최영진 기자]
비료·농약 등 필수농자재와 농기계를 국가가 지원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국회에서 연이어 발의됐다. 농가 소득 감소와 생산비 상승 등으로 농가들의 경영 안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해당 법안이 현실화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준병 의원 필수농자재 구입비 인상분 최대 전부 보전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지난달 25일 ‘필수농자재 국가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필수농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위기에 직면한 농업인의 생산비 부담을 절감해 농업인의 지속 가능한 생산 활동을 보장하고 농업경영 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윤준병 의원실은 법안을 통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업경영정보를 등록한 농업인에게 필수농자재 구입비 인상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며 “장관은 해당 연도 직전 3개년의 필수농자재 품목별 평균가격과 당해 연도 평균가격을 비교해 인상된 차액의 70/100 이상을 지원하도록 하되 시·도 지사는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지원기준과 상한액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규 의원 필수농자재·농업기계 구입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
지난 2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제주 제주을) 의원이 대표발의 한 ‘필수농자재 및 농업기계 지원에 관한 법률안’도 필수농자재와 농업기계 구입비 지원이 골자다. 법안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필수농자재 또는 농업기계의 가격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필수농자재 및 농업기계 구입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또 지원대상이 되는 필수농자재 품목과 지원액 등은 농식품부 장관 소속인 필수농자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농식품부 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지원대상인 농업기계 종류와 지원기준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김한규 의원실은 “정부가 필요 시 필수농자재 및 일부 농업기계 구입비를 지원해 농업인과 농업법인의 경영과 농업생산의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서 농업인과 농업법인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소득 감소·생산비 급등 속 농가 경영 안정화 보탬 기대
국회에서 이 같은 법안이 잇달아 발의된 것은 농가들이 필수농자재 가격에 대한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국가책임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농가 경영이 불안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실제 2022년 농가소득은 평균 4625만원(김한규 의원 법안 자료)으로 전년대비 3.4% 감소했고 이중 농업소득은 전년대비 26.8% 줄어든 949만원으로 나타났다. 농업생산비 척도인 비료·농약 등 재료비 구입가격지수는 2022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전년대비 27.6%(윤준병 의원 법안 자료) 급등하면서 농업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현장에선 필수농자재 지원을 통해 농가 경영 안정화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요구가 적잖은 가운데 국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재정적 부담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실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산업계 한 관계자는 “농가 소득 감소와 생산비 증가 속에서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 여건 마련 등을 위해 필수 농자재와 농기계 구입비 지원이 필요하지만 국가 재정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현실화되기엔 난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비료업계 관계자는 “누구한테 얼마를 어떻게 지원할지 등에 대한 세부계획을 잘 마련해야 법안의 실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종자업계 관계자는 "종자구매비가 지원된다면 국내육성 품종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면서 “수입품종을 많이 재배하는 농가에 지원한다면 종자산업육성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현우·최영진 기자 leeh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