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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물에 잠기고 토사 덮치고…논밭마다 '흙탕물 범벅'
조회 15
작성자 농어업회의소
작성일 2024/07/22

수마가 할퀴고 간 경기지역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파주,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에 17~18일, 이틀 간 최대 600mm가 넘는 폭우로 곳곳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19일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김왕수 씨가 출하 1주일을 앞두고 피해를 입은 시설하우스에서 흙탕물이 뒤섞여 말라가는 열무를 안타깝게 둘러보고 있다. 김흥진 기자
파주,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에 17~18일, 이틀 간 최대 600mm가 넘는 폭우로 곳곳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19일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김왕수 씨가 출하 1주일을 앞두고 피해를 입은 시설하우스에서 흙탕물이 뒤섞여 말라가는 열무를 안타깝게 둘러보고 있다. 김흥진 기자

기습폭우에 농업피해 속출
토마토·오이 하우스 등 쑥대밭
가축 유사산·전염병 우려

물 빠져도 병충해·생육 장애 걱정
생계터전 잃은 벼농가 망연자실

지난 7월 17~18일 이틀동안 경기도 전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각종 농업피해가 속출했다.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0시부터 18일 오전 10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파주시 614.2㎜, 연천군 510㎜, 동두천 442.5㎜ 등이다. 경기 남부에서도 18일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화성시 223.5㎜, 평택시 211㎜, 오산시 170㎜ 등의 폭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농작물 침수·유실 363ha, 주택 침수 78건, 도로 침수 212건, 토사·낙석 피해 32건, 산사태 4건(0.32ha) 등이 발생했다.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일대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다.

폭우가 쏟아진 18일 오전 평택시 진위면 진위천 주변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단지가 온통 물에 잠겼다. 토마토와 오이, 가지, 애호박 등의 농작물과 인근에 보관해 두었던 농자재도 모두 초토화됐다. 논에 심겨진 벼도 침수 피해를 입어 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갑자기 내린 폭우로 시설하우스 내 방울토마토가 물에 잠긴 모습.

진위면 하북리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정병헌(67)씨는 “18일 오전에 3시간동안 150mm 이상의 폭우가 내려 한창 수확 중인 토마토 시설하우스 6동이 모두 물에 잠겨 농사를 망쳤다”며 “비도 많이 내렸지만 인근에 외지인들이 사들인 농지가 무분별하게 성토돼 그 흙이 배수로를 막고 시설 하우스로 유입돼 피해를 더 키웠다”며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을 행정당국에 촉구했다.

18일 평택시 진위면 일대.

안성시 일죽면의 시설채소 단지도 모두 물에 잠겼다.

이곳에서 2만3100㎡ 40여동의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고진택(56)씨는 “18일 오전 9시부터 2시간동안 내린 폭우로 물이 급격히 불어나 하우스가 순식간에 잠겨 출하 중인 청경채와 치커리가 쑥대밭이 됐다. 해마다 수해를 입어 양수기 설치도 많이 했는데 농경지 내에 물을 밖으로 빼내기란 역부족이었다”며 “이 일대 배수·양수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시에 요구했다.

안성시 일죽면 비닐하우스 내 시설채소가 물에 잠겨 있다.

하남시 미사동에서 관엽식물을 재배하는 방무기(60)씨도 물 폭탄 피해를 입어 망연자실하고 있다.

방씨는 “집중호우 대비를 했지만 워낙 비가 많이 내려 시설하우스 5동에 심겨진 관엽·다육식물과 소품 등 6만여 상품이 모두 초토화 됐다”며 “농경지에서 한강으로 유입되는 배수관로 용량이 너무 작아 수해를 더 키웠다”고 하소연했다.

하남 미사동의 비닐하우스에 물이 들이닥쳐 관엽식물을 급히 옮기고 있다.
하남 미사동의 비닐하우스에 물이 들이닥쳐 관엽식물을 급히 옮기고 있다.

수마가 할퀴고 간 경기 북부지역 상황도 처참했다.

포천시 창수면 운산리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김덕암(57)씨는 17~18일 내린 집중호우로 인근 미군 주둔 사격장 도로개설 절개지에서 흘러내린 대량의 토사가 축사를 덮쳐 큰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사육 중이던 임신돈 136두와 자돈 10두 등 146두의 돼지가 토사와 물로 가득 찬 축사에 아찔하게 갇혔다.

포천시 창수면에서 김덕암 씨 돈사에 토사가 들이닥쳐 엉망이 됐다.

김씨는 “안전조치 없이 도로개설 공사를 지속해 그 전부터 절개지 자갈과 토사 유출이 있어 군부대와 시청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대책 마련을 하지 않아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며 “더욱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설치한 울타리 철망까지 뚫고 내려와 멧돼지 등에 의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은 물론 임신 돈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유사산하거나 전염병 발생도 우려된다”고 분노했다.

김덕암 씨가 도로개설 절개지에서 흘러내린 토사를 치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덕암 씨가 도로개설 절개지에서 흘러내린 토사를 치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안전조치 없는 공사강행은 있을 수 없다”며 “국방부와 미 군부대 측에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도내 최대 물 폭탄이 쏟아진 파주시 일대 피해도 심각했다.

파주시 문산읍과 파평면 일대 논과 시설채소 단지도 흙탕물로 가득차 어디가 농경지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침수된 물이 빠진 시설하우스의 각종 농작물도 온통 진흙 투성이로 황폐화 돼 건질 게 없다.

DMZ(비무장지대)내 대성동마을 논도 마찬가지다. 벼농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180여명의 마을 주민들은 약 496만㎡(150만평) 규모의 논이 순식간에 쏟아진 폭우에 피해를 입어 허탈해하고 있다.

김동구 이장은 “온 논이 흙탕물로 뒤덮여 어디가 농지인지도 몰라 감히 논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할 수 있는 건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뿐”이라며 “물이 빠진다 해도 병충해와 각종 생육 지장을 받아 유일한 생계수단인 벼농사를 망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당분간 100㎜를 넘는 비가 예보돼 있어 농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기=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