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산지 쌀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쌀 전업농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농협은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대대적인 쌀 소비촉진 운동에 나서기로 해 쌀값 안정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80kg 17만9516원까지 하락
작년 수확기 평균대비 11.5%↓

농협 소비촉진에 1000억 투입
아침밥먹기 운동 등 추진 계획

통계청의 7월 25일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4만4879원으로 전회 대비 408원인 0.9%가 하락했다. 80kg 기준으로 환산하면 17만9516원으로 18만원이 붕괴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수확기 평균인 20만2797원(80kg 기준)과 비교하면 약 11.5%나 하락했다.

좀처럼 하락세가 꺾이지 않는 산지 쌀값 반등을 위해 농협이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이 예산으로 연말까지 범국민 쌀 소비촉진 운동을 지속 펼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지역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5만톤을 소진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이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60kg 회복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이다.

구체적으론 아침밥먹기 운동을 추진해 범국인 쌀 소비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농협지역본부와 지자체·교육청·연고기업 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범농협 임직원 아침밥먹기와 고객들에겐 아침간편식 나눔행사를 전국 동시다발로 진행한다. 또한 8~11월 우수 전통주와 쌀 가공식품 발굴 품평회를 개최하고, 12월엔 ‘우리쌀, 우리술 K-라이스 페스타’를 개최하는 등 연중 쌀 소비촉진 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쌀과 쌀 가공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운송료 등의 부대비용을 지원하는가 하면, 쌀 가공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쌀 가공식품 생산·판매 및 가공·주정용 쌀 공급 농협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은 이 같은 신규수요를 창출해 지역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물량 5만톤을 소진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쌀전업농 국회 앞 기자회견
잘못된 통계·정부 무대책 성토

한편 수확기를 앞두고 벼 재배 농민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떨어지는 쌀값이 올해 수매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쌀전업농중앙연합회는 지난 7월 3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통계조사와 정부의 무대응이 현재 쌀값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쌀전업농중앙연합회는 “정부는 2023년 쌀 생산량은 370만톤, 적정 소비량은 361만톤으로 약 9만톤의 수요초과 물량이 있을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15만톤을 격리해도 유통물량이 남는 것은 정부 통계가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15만톤 이상 격리 요구에 이를 수용하지 않고 (정부가) 5만톤 격리만을 발표해 오히려 투매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을 농식품부가 자초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은 “더 이상 농식품부의 잘못된 방향성과 정책오류로 농업인의 피해가 없어야 할 것을 경고한다”며 “빠른 대책마련 및 발표를 통해 쌀 생산 농업인의 성난 농심을 해소해 줄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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