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신품종 가락시장 평가회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농진청 등이 지난 13일, 가락시장 유통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청과 회의실에서 신품종 사과 ‘골든볼’ 시장성 평가회를 개최했다.
농진청 등이 지난 13일, 가락시장 유통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청과 회의실에서 신품종 사과 ‘골든볼’ 시장성 평가회를 개최했다.

상온유통 기간 비교적 긴 10일
조생종 불구 완숙과 출하 특징
황색 품종 착색 관리에도 이점

홍로 유통 시점 메인으론 부족
7월 20일~8월 20일 노리면
다른 여름사과 대체하게 될 것   

농촌진흥청에서 신품종 사과로 육성 중인 여름사과 ‘골든볼’이 조생종 여름사과로 공급되고 있는 ‘아오리(쓰가루)’를 대체할 품종으로 도매시장 유통인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다만, 다른 품종보다는 반드시 아오리 유통시기에 직접적인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육성 및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유통인들의 목소리다.

농촌진흥청과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지난 13일, 도매시장 유통인들로부터 신품종 사과 골든볼의 시장성을 평가 받기 위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중앙청과 회의실에서 ‘신품종 사과 시장성 평가회’를 개최했다.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선보인 골든볼은 조생종 황색 사과 품종으로, ‘엘스타’ 품종과 ‘홍로’를 교배해 만들었으며, 2021년 품종등록을 마쳤다. 과실 성숙기는 8월 상·중순이고 과중은 275g, 평균 당도 14.8브릭스에 산 함량은 0.51%의 특성을 가졌다. 또한 과피가 황색인 사과인 만큼 착색 관리에 들어가는 농가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장점으로 소개했다. 특히 상온 유통기간이 조생종에선 비교적 긴 10일 정도로, 유통에 어려움이 없다는 게 사과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박종택 사과연구소 농업연구사는 “골든볼은 홍로와 같이 아삭한 식감을 가진 품종으로, 실제 농가에서 재배할 경우 과중이 300g 이상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썸머킹이나 쓰가루 등 다른 여름 사과들은 미숙과를 출하하는데 반해, 골든볼은 완숙된 사과로 출하가 이뤄져서 완전히 익은 사과의 맛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종택 연구사는 이어 “황색 품종 사과는 농가에서 착색 관리에 손이 덜 가 생산하기 훨씬 좋은데다, 조생종 중에는 골든볼 같은 황색 품종이 없기 때문에 그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라며 “저장성 테스트에서는 100일이 지나도 과실 특성에 변화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골든볼 고유의 특성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사과 취급 경험에 비춰 골든볼의 시장성에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7월 중순부터 8월 20일경까지 공급하려는 목적 외에 홍로 등 다른 사과가 나오는 시기에 유통하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유통인들의 의견이다.

유형선 찬솔농산 대표(중도매인)는 “지금 같은 상황에는 사과가 없어서 팔릴지 모르지만 이 사과(골든볼)가 시장에 나올 때쯤이면 홍로에 이어 아리수도 나오는데, 그런 맛있는 사과들이 있으면 구색 맞추기로밖에 갈 수가 없다”면서 “신품종이고 햇사과라 초반에는 시장에서 관심을 받겠지만 홍로가 유통되는 시점부터는 메인 상품으로는 부족하다”라고 평했다.

사과연구소 측의 설명과는 다르게 저장성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탁송철 거상상회 대표(중도매인)는 “지난해에 골든볼 품종을 취급해 봤는데 여름철 일시적인 판매는 가능하지만 도매시장의 일반적인 저장환경에서 보관했을 때 상품성에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골든볼은 단기간 유통시키고 끝내야지 저장을 생각해서는 안 되는 사과”라고 경험을 밝혔다.

유통인들은 그러나 현재 유통되는 조생종 사과인 아오리와 비교하면 골든볼의 맛과 품질이 더 뛰어나다면서 홍로 품종이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 단기간 공급하는 사과로 육성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탁송철 대표는 “골든볼은 7월 20일에서 8월 20일 사이에 유통하는 사과로 만들면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아오리 등 다른 여름사과를 자연스럽게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현 중앙청과 과일1팀장(경매사)은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골든볼이라는 개별 품종으로 끌고 가기에는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홍로 같은 사과가 나오기 전 아오리 품종 등을 대체하는 사과로는 얼마든지 유통이 가능하다”면서 “농진청이 이 사과를 안정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수확기를 앞당겨 7월 20일~8월 20일 사이 시장에 나오는 사과로 만들고, 농가에는 저장용이 아니라 10일이나 일주일 정도에서 유통을 마무리 하는 품종으로 설명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재현 팀장은 이와 함께 “과실 크기도 대과보다는 250g 정도에 맞추는 것이 판매용으로 가장 적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출처: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9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