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정민 기자] 

전북 지역 농업경영인들이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 지역 농업경영인들이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쌀값 폭락에 성난 전북 농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산지 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과 강 건너 불구경하는 행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북자치도연합회(회장 이훈구)는 16일 전북도청 앞에서 ‘전북 후계농업경영인 시군대표자 결의대회’를 열고, 농축산물 가격보장과 수확기 쌀대란 대책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날 쌀값 폭락과 생산비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난 농민들의 규탄은 정부를 향해 쏟아졌다.
 

전북 농업경영인들이 지난 16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후계농업경영인 시군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쌀값 대폭락을 규탄하고 있다.
전북 농업경영인들이 지난 16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후계농업경영인 시군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쌀값 대폭락을 규탄하고 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기준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80㎏들이 한가마당 17만 8476원으로 1년 전보다 약 7% 하락했다. 수확기인 지난해 10월 21만 7552원과 비교하면 약 18%가 떨어졌다. 정부가 호언장담했던 가마당 20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가격이다.

특히 농산물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훨씬 적어지는 시기인 단경기(7~9월)임에도 불구하고, 쌀값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농민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전북 농민들은 쌀값 등 농축산물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안정만을 내세우며, 농민들의 희생시킨다는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4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쌀값 대폭락이 다시금 반복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훈구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최근 산지 쌀값이 17만원대로 떨어지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농약값, 인건비 등은 끝없이 오르는 반면 쌀값은 계속 떨어져 농민들은 생계유지도 어려운 형편이다. 도대체 정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채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변동직불제, 양곡관리법 개정, 수입쌀 TRQ재협상, 대북지원 등 다 안된다고 하면 남은 답은 시장에 남아도는 쌀을 격리시키는 것뿐이다. 재작년 쌀값 대폭락때 45만톤을 격리하고도 힘들었던 만큼 겨우 5만톤, 10만톤 격리해서는 쌀값 회복이 안된다. 20만톤, 나아가 30만톤 이상 격리해야 쌀값 안정화가 이뤄지리라 본다”고 발언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진정 농민을 국민으로 생각한다면 국민건강권과 농민생존권 모두를 보장할수 있는 식량안보만큼은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할 것”이라며 “쌀값 보장 및 농가소득 안정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농연전북자치도연합회는 정부가 조속히 쌀 추가 격리 등을 추진해 쌀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하락세가 이어지면 가격 폭락이 심했던 2년전보다 상황이 악화돼 쌀값 폭락에 이어 시장 대란까지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발언에서 각 시군 농업인 대표자들이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시계방향으로 노창득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장, 서상원 한농연익산시연합회장, 김길섭 한농연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 사업부회장, 이호섭 한농연김제시연합회장.
현장발언에서 각 시군 농업인 대표자들이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시계방향으로 노창득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장, 서상원 한농연익산시연합회장, 김길섭 한농연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 사업부회장, 이호섭 한농연김제시연합회장.

연대발언으로 노창득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장은 “지난해 정부의 쌀값 20만원 유지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쌀값은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쌀값 하락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농민들의 생계유지조차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쌀 시장격리 등을 추진해 쌀값을 안정화 시켜야한다”고 촉구했다.

현장에서는 이호섭 한농연김제시연합회장, 서상원 한농연익산시연합회장, 김길섭 한농연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 사업부회장의 규탄 발언을 통해 정부가 쌀값 폭락 사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호섭 한농연김제시연합회장은 “수입에 의존한 단기 농축산물 수급 정책은 국내 농업 생산기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상생할수 있는 물가정책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상원 한농연익산시연합회장은 “생산비도 못 건지는 농업을 유지하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우리 농업의 현실이 참으로 참담하다. 오늘 이 자리가 큰 메아리가 되어 농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되길 바바본다”고 전했다.

김길섭 한농연전북자치도연합회 사업부회장은 “한농연전북은 재작년 쌀값이 45년만에 최대치로 폭락했을 때 도청 앞에서 삭발 투혼을 불살랐다. 또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목소리 높여 외쳤지만 대통령 거부권으로 결국 무산되었고 대한민국은 식량위기의 상황에 처해있다”며 “쌀값 폭락과 생산비 급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민들이 피땀플려 농사지은 농산물이 제값 받는 날리 속히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현장발언 후 불통에 가까운 농업정책을 규탄하는 상징의식을 펼쳐보이고 있다.
농민들의 현장발언 후 불통에 가까운 농업정책을 규탄하는 상징의식을 펼쳐보이고 있다.
이훈구 회장이  ‘불통농정 농민무시 박살’이라고 적힌 팻말을 깨부수는 모습.
이훈구 회장이  ‘불통농정 농민무시 박살’이라고 적힌 팻말을 깨부수는 모습.

발언을 마친 이후 농민들은 ‘불통농정 농민무시 박살’이라고 적힌 팻말을 깨부수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끝으로 한농연전북 이종면 정책부회장과 한여농전북 김현순 회장은 쌀값 안정을 위한 결의문을 낭독하며 농민들의 목소기가 관철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한농연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는 결의 내용을 윤석열 정부, 국회 여야 중앙지부도에 전달해 쌀을 비롯한 농축산물 가격보장에 즉각적인 대책이 마련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전주=구정민 기자 koojm@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