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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푹푹 찌는 폭염에 속수무책…애끓는 농심
조회 20
작성자 농어업회의소
작성일 2024/08/23
곳곳 잎 타 들어가고 생장 멈춰 
4~6년근 회복 어려워 수량감소 
해가림시설 설치 정부지원 절실
전북 고창에서 인삼농사를 짓고 있는 조병우씨가 4년 넘게 정성 들여 키운 인삼잎이 타들어간 모습을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다.

“평생 인삼농사를 지어왔지만, 올해처럼 심각한 폭염 피해는 처음 겪습니다.”

전북 고창에서 20년 넘게 인삼을 재배해온 조병우씨(63·아산면)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인삼밭이 타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차광막 안쪽은 한낮엔 40℃를 넘길 정도여서 숨이 턱턱 막힌다”며 “음지식물인 인삼이 고온을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의 박규선씨(64·수지면)는 “지난해도 이상기후로 작황이 어려웠지만, 올해는 더 심각하다”며 “잎이 타들어가면 인삼의 상품가치가 떨어져 어디 팔 수조차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인삼밭 11만2396㎡(3만4000평) 모두 폭염 피해를 봐 농작물재해보험에 접수한 상태다.

7월 폭우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폭염이 인삼농가에 큰 시련을 주고 있다. 전북은 물론 충북·충남, 인천까지 지역을 불문하고 잎이 타들어가고 생장이 멈추는 등 피해가 발생해서다. 특히 올해 폭우로 크게 타격받은 충남 금산과 인천 강화 등지의 인삼농가는 폭염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충남 서산·태안·당진에서 36㏊(11만평) 규모로 인삼을 재배하는 김낙영씨(62·서산시 해미면)는 “1∼2주 전부터 남향·서향인 인삼밭에서 잎이 노랗게 타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인삼의 경우 33℃ 이상 기온이 3일 정도 지속되면 피해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으로 작물이 견디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홍열 인천 강화인삼농협 조합장도 “7월 내린 비로 16농가의 5만7000㎡(1만7200평)가 침수됐는데 폭염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인삼 뿌리가 썩어가고 있지만 현재로선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2018년에 겪은 최악의 폭염 재난을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당시 여름철 한달 넘게 3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역별로 재배면적의 절반이 망가지는 등 농가 손해가 극심했었다.

충북 충주에서 9만9173㎡(3만평) 인삼농사를 짓는 류병수씨(56·대소원면)는 “폭염 때문에 피해가 극심했던 2018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라며 “인삼은 9~10월 본격적으로 크는데, 폭염으로 이파리가 까맣게 타들어가면 생장이 멈춰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박씨도 “2018년에 생긴 손실이 아직도 여전한데, 올해 또다시 큰 피해가 예상되니 막막할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 큰 문제는 4년 이상된 인삼에 피해가 집중됐다는 점이다. 4년근 이상은 회복이 어려워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한데, 그동안 투입한 비용이 적지 않아 농가의 손해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북의 경우 피해면적 31㏊ 중 70%가 4년근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저년근은 올해 생육이 안 좋아도 내년 이후에 회복하면 되지만 수확을 앞둔 4∼6년근은 회복할 시간이 없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씨도 “가뜩이나 인삼 가격 폭락으로 생산비를 건지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번 피해로 제대로된 가격을 받지 못하면 손해는 더 불어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가림 시설을 강화하고, 그늘을 만들어 내부 온도를 낮추는 등 피해규모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 문제다.

신인성 전북인삼농협 조합장은 “해가림 시설을 설치하려면 큰 비용이 들어가는데, 소규모 농가들은 엄두도 내기 어렵다”면서 “통풍을 유도하기 위한 개량 울타리를 설치하는 데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삼농가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북 괴산의 인삼농가 이동호씨(42·칠성면)는 “8만2644㎡(2만5000평) 인삼밭 중 70%에서 잎이 타들어갔다”며 “정부가 신속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복구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창·남원=박철현, 서산·금산=서륜, 괴산·충주=황송민, 강화=오영채 기자

출처:농민신문(https://www.nongmin.com/article/20240821500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