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맞은 축산물 경기는?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김경욱 기자] 

한우는 소비 침체에 출하 물량이 많아 추석 대목장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돼지의 경우 돈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출하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20여일 앞둔 8월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 축산매대 모습.
한우는 소비 침체에 출하 물량이 많아 추석 대목장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돼지의 경우 돈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출하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20여일 앞둔 8월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 축산매대 모습.

추석을 앞두고도 한우 경락가격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가 줄어든데다 출하물량까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달 들어 돼지는 경락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이른 개학과 추석 물량의 영향도 있지만 출하마릿수가 줄어든 탓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한우 거세우 경락가 전년비 2000원가량 빠져출하대기 물량 많아 상승 제한적 

농협 소속 4대 축산물공판장에 더해 민간도축장도 휴무일인 토요일 도축에 나서면서 추석을 앞두고 작업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20일을 기점으로 한때 경락가격이 상승하는 모양새를 나타내기도 했었지만 전반적인 추석장 전망은 좋지 않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도매시장별 한우 거세우 경락가격에 따르면 지난 22일 kg당 평균 1만7907원의 경락가를 기록했다. 추석을 기준으로 4주차 전이었던 2023년 8월말~9월초 1만9900원대 경락가와 비교하면 2000원가량 빠진 것이다. 

13~14일 거세우 경락가격이 kg당 평균 1만8277원·1만8321원을 기록하긴 했었지만 이는 지난 12일 안성에서 소 럼피스킨이 발생하면서 경기·충북·충남 등 총 11개 시군에 내려진 일시이동중지명령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고, 이후 가격이 곧바로 1만7000원대로 하락했다. 

이후 21일 한우 거세우 경락가격은 1만8027원을 기록하면서 1만8000원대로 올라서는가 싶더니 22일 다시 1만7907원으로 떨어지면서 추석장 초반 한우 거세우 경락가격은 kg당 평균 1만7000원대에서 1만8000원대 사이에서 등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우선물세트를 비롯한 다양한 추석 선물세트가 22일 마트 입구에 진열돼 추석 대목장이 도래했음을 알렸다.
한우선물세트를 비롯한 다양한 추석 선물세트가 22일 마트 입구에 진열돼 추석 대목장이 도래했음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소폭이나마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출하 대기물량이 많아 상승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보인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축산물이력제 데이터랩에 따르면 7월 기준 28~36개월령 한우 수소 마릿수는 총 20만2644마리로 전년동기 18만292마리보다 2만2352마리(12.4%) 많았다. 

특히 거세우 평균경락가격이 1만7000원~1만8000원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는 것도 앞서 진행된 한우 할인행사로 인해 그나마 유통업계가 보유하고 있던 재고물량을 일부 소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더해진다.

농협축산물공판장 관계자는 “7월 초 1만6000원대였던 거세우 경락가격이 7월 중순부터 1만7000원대로 올라서면서 추석 전까지 큰 폭은 아니더라도 상승곡선을 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없지 않아 보이지만 중도매인을 중심으로 이를 확인해보면 ‘할인행사로 재고량이 줄어든 탓에 더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는 분위기”라면서 “또 ‘경기침체 탓인지 수요가 없다’는 식의 얘기를 하고 있어서 강세장을 전망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돼지 ‘이른 추석·개학’에 가격 오르고 있지만…‘폭염’ 탓 출하량 준 영향 더 커

예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명절 대목장이 빨라진데다 개학까지 맞물리며 돈가가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돈가 상승 흐름이 소비 수요보단 출하 감소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유통정보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8월 첫째 주(7월29일~8월 2일) 5082원(kg, 제주·등외 제외)이었던 돈가는 둘째 주(5~9일) 5156원, 셋째 주(12~16일) 5369원으로 상승했다. 넷째 주 들어서도 19~21일 현재 5703원까지 올라섰다. 

돈가 상승은 추석 물량 수요와 개학에 따른 학교급식 재개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현장에선 추석과 개학은 매년 전개되는 것으로 이보단 출하량 감소폭이 예년보다 더 큰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충남 홍성의 양돈농가인 김영찬 대한한돈협회 홍성지부장은 “폭염 피해가 워낙 심해 돼지들이 물만 많이 먹고 사료 섭취는 줄어들며 잘 크질 못한다”며 “이에 돈사엔 돼지가 있지만 출하할만한 돼지는 적다. 정상 출하보다 최대 30% 넘게 출하량이 줄어든 농가도 있다”고 전했다. 

김주연 도드람푸드 부장은 “요청 수량 대비 돼지가 덜 들어온다. 그만큼 출하량이 적은 상황으로 올해엔 무더위가 예년보다 더 오래간다고 하는 반면 추석은 일러 추석 공급 물량을 맞추기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제 돼지고기의 경우 갈비를 중심으로 추석 대목이 형성되는 시기지만 소비는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올해 급증한 수입산도 국내산 소비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돼지고기 매대로 이곳에선 국내산 돼지고기와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전시돼 있었다. 양돈농가들은 늘어난 수입산이 추석 대목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돼지고기 매대로 이곳에선 국내산 돼지고기와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진열돼 있었다. 양돈농가들은 늘어난 수입산이 추석 대목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덕래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코로나19때 가족들이 모이는 문화가 줄어서 명절에 갈비찜 같은 걸 잘 안 해 먹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그런 문화가 이어져서 그런지 명절 수요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없는 편이다. 지난 설에도 그랬고 이번 추석에도 아직 소비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북 영천의 양돈농가인 한동윤 한돈협회 이사는 “우리 지역의 경우 폭염과 습도 등으로 돼지가 안 크고 폐사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인데다,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후 방역대 및 역학농장 출하가 이제 해제되기 시작한 것도 출하량 감소로 이어진 것 같다”며 “여러 유통·가공업체와 접촉을 해봐도 추석 소비는 예년만 못한 것 같다. 특히 올해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 추석 대목장엔 안 좋게 작용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진우·김경욱 기자 leejw@agrinet.co.kr

출처: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