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송농협 수매가 동결…농가 표정은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비료·농약 등 생산비 올랐지만
지난해보다 생산량 감소 걱정
철원 동송농협이 올해 벼 수매가격을 2023년 수준으로 동결한 이후 지역 농민들은 환영의 입장을 보이면서도 올해 수확량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각종 자재비가 모두 오른 상황에서 지난해 대비 수확량이 감소할 경우 수매가격 동결은 결국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는 불안감에서다.
동송농협은 지난 8월 21일 이사회에서 올해 벼 수매가격을 kg당 1850원으로 결정했다. 이후 8월 26일 철원 지역에서 만난 농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농협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올해 쌀값이 최악의 쌀값을 기록했던 2022년과 판박이라는 상황을 감안할 때 동송농협의 벼 수매가격 동결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 때문이다. 실제로 RPC(미곡종합처리장)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지역농협은 올해 적자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송농협이 지난해와 같이 kg당 1850원의 수매가격을 결정한 것에는 농민 조합원의 입장을 우선 반영했다는 분위기다.
정연대 동송농협 상무는 “지난해 수매가격 결정 과정이 꽤 길었다. 그래서 조합원에게 햅쌀 판매 기준을 이른 시기에 못 정해 준 것이 미안하고 아쉬웠다”며 “올해는 조합원들에게 지난해처럼 부담을 주지 않고 일찍 수매가격이 결정돼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동송농협의 결정에 농민 조합원들은 농협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8월 26일 동송농협 RPC 앞에서 만난 조합원 A씨는 “현재 약 9만9000㎡(3만평)에서 벼를 재배하고 있다. 농협도 어려운 상황일 텐데 지난해 수준의 수매가격 결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약 8만2500㎡(2만5000평) 면적의 벼를 재배하는 조합원 B씨는 “우리는 수매가격이 조금 더 높았으면 했다. 그런데 농협의 운영이라는 것도 있어서 (동결 결정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다만 농민들은 올해 작황이 지난해에 비해 좋지 않은 점이 마음에 걸린다는 입장이다. 작년보다 비룟값이나 농약비 등 자재비가 오른 상황에서 생산량이 떨어질 경우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종선 한농연철원군동송읍회 사무국장은 “올해는 확실히 작년보다 수확량이 적을 것 같다”며 “지난해엔 1000만원 자재비를 연말까지 사용했는데, 올해는 이미 다 쓴 상황이다. 또 올해는 트랙터까지 구입했는데, 수확량이 줄면 소득은 당연히 줄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송농협 조합원 B씨 역시 “주변에서 수확량이 작년보다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면 결론적으로 수매가격이 동결됐다고 해도 소득은 수확량 감소만큼 줄어드는 결과다”고 말했다.
이러한 농가들 반응에 대해 동송농협은 현재 RPC에 입고되는 벼는 수확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정연대 상무는 “현재 RPC에 들어오는 벼만 봐선 지난해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만으로 예단은 힘들지만 조합원들이 걱정하는 만큼의 흉년은 아닌 것 같다”며 “9월 중순 이후 물량이 많아지면 철원 지역의 작황 평가가 어느 정도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출처: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