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이하 농신보)의 정부 출연금 1500억원이 정부 예산안에 편성돼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될 경우 농신보 운영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2025년 예산안을 18조7496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담보력이 부족한 농업인에게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농신보 출연을 대폭 확대했다. 농식품부가 밝힌 2025년 농신보 정부 출연금은 1500억원이다. 2024년 300억원에 비하면 무려 다섯 배가 늘어난 것.
농신보 정부 출연금 확대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유는 농신보 기금 운용이 적정 운용배수를 훨씬 넘어섰기 때문. 운용배수란 보증잔액을 기본재산으로 나눈 것을 말하는데, 금융당국이 정한 적정 운용배수는 12.5배다. 그러나 농신보의 적정 운용배수는 2022년 14.6배에서 2024년 현재 가결산 결과 17.4배까지 치솟았다. 적정 운용배수가 20배를 초과할 경우 농신보의 보증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이 생긴다. 여기에 최근 대내외적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농신보의 대위변제액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해 농신보의 대위변제액은 4074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위변제는 농림수산업자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경우 농신보가 보증을 서면서 농림수산업자에게 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내외적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채권 회수가 낮아져 농신보가 대출을 받은 농림수산업자 대신 갚아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은 늘어나지만 채권은 회수가 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농신보의 자금 운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국회와 농민단체에선 정부 출연금을 확대 등을 통해 농신보 기금 운용에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 이어져 왔다. 실제 지난해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는 2024년 정부 예산안 편성 당시 농신보 정부 출연금 2200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 7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농협중앙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농신보 기금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가 농업계와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올해 1500억원의 출연금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농신보 관계자는 “1500억원 정부 출연금이 내년 예산에 확정이 된다면 농신보 기금 운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숨통이 트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범진 한농연 정책조정실장은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보증지원 역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농신보 정부 출연 예산이 반영된 것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청년농 육성, 스마트팜 확산 등을 위해 신규 보증 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해 농신보의 적정 운용배수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정부 출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