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사육기간 단축부문’ 개최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31년 대회 역사 최초로 9~11일 충북 음성에 있는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진행된 ‘제27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사육기간 단축부문’이 한우 사육기간 단축에 대한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주며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 경매 결과가 전국 거세우 평균 경락가보다 35.8% 높게 나왔고 대회 수상 농가들도 사육기간 단축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대회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물이 도출됐다. 다만 짧은 대회 기간 준비와 앞으로의 소비자 평가 분석 등에 대한 과제도 주어졌다.
한국종축개량협회가 31개월에 달하는 한우 사육기간을 단축해 농가 경영 부담을 완화하면서 한우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개최한 사육기간 단축부문 대회는 9~11일, 3일간 출하·도축·경매 일정으로 진행됐다.
출품우 평균 출하일령 27.8개월…거세우 평균 대비 3.9개월 짧아 경영비↓
11일 경매 결과 대회 최우수상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은 김재환 군산현대농장 대표에게 돌아갔다. 김재환 대표의 수상축은 출하월령이 28개월로 도체중 532kg, 등심단면적 123㎠, 등지방두께 7mm, 1++A로 kg당 4만8023원을 기록, 경락가격 2554만8236원에 낙찰됐다.
대회 출품우들은 평균 출하일령이 27.8개월로 8월 말 기준 올해 출하된 거세우의 전국 평균인 31.7개월 대비 3.9개월 조기 출하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거세우를 3.9개월 조기 출하 시 31.7개월 대비 마리당 경영비가 39.5%(134만원) 감소한다.
출품우 평균 도축 성적 우수…경락단가, 평균보다 35.8% 높게 집계
수상축을 포함한 이번 대회 출품우 평균 도축 성적은 도체중 498.6kg, 등심단면적 108.2㎠, 등지방두께 11.0mm, 근내지방도 7.3,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 97.4%를 보였다. 이는 전국 거세우 성적(도체중 471.0kg,등심단면적 97.4㎠, 등지방두께 12.4mm, 근내지방도 6.2, 1등급 이상 출현율 90.7%)보다 우수했다. 이로 인해 평균 경락단가도 kg당 2만3760원을 기록, 올해 전국 거세우 평균 경락가 1만7490원보다 35.8%(6270원) 높게 집계됐다.
대회 최우수축을 구매한 이정익 과연미트(주) 대표는 “대회 출품우들의 품질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특히 농식품부 장관상 수상축은 장기 비육한 소와 비교해도 품질이 매우 우수해 구매를 결정했으며, 한우산업 변화의 첫걸음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대회장인 이재윤 한국종축개량협회장은 “이번 대회 개최를 위해 협조해 준 관계기관과 더불어 한우산업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개량을 위해 묵묵히 힘써온 한우 농가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한우 고기의 우수성을 지속해서 유지하면서 사육기간 단축을 통해 한우 개량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의미가 큰 대회였다”며 “앞으로도 한우 농가 생산성 향상과 소비자 수요에 맞는 소고기를 생산하는 개량의 열기를 지속해서 이어 나가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3개월여 앞두고 개최 결정…짧은 준비기간 아쉬움도 나와
다만 대회를 불과 3개월여 앞두고 개최가 결정돼 농가들의 대회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내년에 사육기간 단축대회를 다시 개최할 경우 적어도 올해 안에 결정 여부와 시기를 알려 농가들이 본격적으로 대회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사육기간을 단축시킨 한우고기가 중도매인을 넘어 일반 소비자에게 어떻게 평가 받을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를 활용한 개량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우업계 한 관계자는 “사육기간 단축에 대해선 긍정과 부정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회는 너무 늦게 대회가 결정돼 준비기간이 촉박했다는 우려도 있었다. 다음 대회는 농가들이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대회 일정 등에 대한 빠른 결정을 내려 농가에 알려야 한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사육기간을 단축한 한우 고기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를 면밀히 검토해 개량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7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본대회는 11월 4~6일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개최되며 단축대회와 본대회 합동 시상식은 12월 5일 세종시에 있는 축산물품질평가원 세종홀에서 개최될 계획이다.
[미니인터뷰] 최우수상 받은 김재환 군산현대농장 대표
“생산비 절감 의지·충실한 개량의 결실”
“사료비 등 생산비를 절감시켜야겠다는 의지와 충실한 개량이 최우수상이란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대회 최우수상을 받은 김재환 군산현대농장 대표는 “이번 대회 수상이 15년 한우 인생 중 최고의 영광이자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소감을 전하며 수상 비결도 알렸다.
전북 군산에서 200두 규모의 일괄 사육을 하고 있는 김재환 대표는 “이번 사육기간 단축 대회가 아니더라도 이미 사육기간 단축을 해오고 있었다. 이번 추석 대목 전에도 28개월령 한우를 출하했다”며 “사료비를 절감하며 회전율을 높이고 좋은 가격도 받자는 취지로 사육기간 단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좋은 성적 비결로 무엇보다 ‘개량’을 꼽았다. 이는 개량이 정부의 사육기간 단축을 위한 선결과제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는 “4~5년 전부터 육질 성적과 증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개량을 통해 사육기간 단축을 진행하고 있다. 사육기간을 단축한 한우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개량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개량이 된 암소에서 나온 거세우는 28개월령이라도 좋은 가격이 나오는데 그렇지 않은 개체들은 가격이 나오질 않았다. 여기에 육성기엔 송아지 골격을 키우고 체계적인 비육 관리를 한 것도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최근 한우 가격이 침체되며 한우 농가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가 이런 농가에 힘이 됐으면 한다”며 “두 달 후 진행될 본대회에도 참가해 한우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출처: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