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추석 후 도매가격 하락하고
거래량·소비도 크게 감소
단감·시금치는 의존도 낮아
추석 차례음식 중 명절의존도가 가장 높은 품목은 사과와 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와 배는 추석 전과 대비해 추석 후 도매가격은 물론 거래량과 소비도 감소하면서 명절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 디지털전략부는 지난 9일 ‘추석 차례음식 관련 작물 명절의존도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분석대상 작물은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에서 제시한 추석 차례상 표준안을 참고해 사과·배·단감·밤·시금치·고사리·도라지·콩 등 8개 품목이다. 기간은 2019~2023년 최근 5년 간 추석 전후 1개월이며, 도매시장(서울 가락시장 및 부산 반여시장)의 도매가격과 거래량 및 농협출하량, 하나로마트의 소비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과와 배는 추석 전과 대비해 추석 후 도매가격은 하락하고, 거래량과 소비도 감소하면서 명절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과는 추석 전에 비해 추석 후 도매가격이 kg당 최대 1192원이, 배는 kg당 최대 1103원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 후 도매시장 거래량도 사과는 45~50%가 감소했으며, 배는 70~8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와 배 소비량도 추석 후 모두 감소했다. 농협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의 매출 조사 결과 사과와 배 모두 매출액 및 매출건수가 감소하면서 소비량이 줄었다.
명절의존도가 중간 수준인 품목은 고사리와 도라지로 나타났다. 고사리는 추석 후 도매시장 가격이 추석 전과 비교해 kg당 최대 1076원이 하락했고, 도라지 역시 kg당 최대 1145원이 떨어졌다. 다만 고사리와 도라지는 추석 후 도매시장 거래량이 일정한 추세 없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어 명절의존도가 사과와 배에 비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명절의존도가 낮은 품목으로는 단감과 시금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감과 시금치는 추석 전 대비 추석 후 도매가격은 하락했지만, 거래량과 소비는 크게 증가하면서 명절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실제 추석 전과 비교해 추석 후 도매가격은 단감이 kg당 최대 1997원이 하락했고, 시금치는 kg당 7818원이나 하락했다. 그러나 추석 후 단감의 도매시장 거래량은 추석 전에 비해 약 600% 이상 대폭 증가했고, 시금치 역시 추석 후 약 30~40% 도매시장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에서도 단감은 추석 후 매출액과 매출건수가 모두 증가했고, 시금치는 매출건수는 증가했으나 매출액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경향은 단감의 주 수확시기가 10~11월로 이 시기에 출하물량이 집중된 영향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 품목 가운데 콩과 밤은 명절의존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유는 다른 품목과 달리 콩과 밤은 추석 후 소비는 감소했지만 도매가격은 상승하는가 하면 거래량은 일정한 추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정표 농협중앙회 디지털전략부장은 “이번 보고서는 추석 차례음식이라는 새로운 주제로 여러 작물의 특징을 비교 및 분석했다”며 “앞으로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다양한 작물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출처: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