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이어 춘천서 투쟁 전개

[한국농어민신문 이우정 기자] 

강원농민들이 철원 논 갈아엎기 투쟁에 이어 춘천에서 수확이 한달여 남은 논을 갈아엎으며 쌀값보장과 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농민들이 철원 논 갈아엎기 투쟁에 이어 춘천에서 수확이 한달여 남은 논을 갈아엎으며 쌀값보장과 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농민들이 철원 논 갈아엎기 투쟁에 이어 춘천에서 수확이 한달여 남은 논을 갈아엎으며 쌀값보장과 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강원도연맹, 춘천농민회는 12일 신북읍 유포리 일대에서 ‘쌀값 보장! 쌀수입 반대! 2차 논갈아엎기 투쟁’을 전개했다.

이날 농민들은 쏟아지는 빗속에서 단결된 목소리로 투쟁을 외쳤지만 공들여 키운 농산물을 갈아엎는다는 사실에 눈가에는 아쉬움과 미련이 남아있었다.
 

강원농민들이 쌀값보장, 쌀 수입 중단을 촉구하며 투쟁을 외치고 있다.
강원농민들이 쌀값보장, 쌀 수입 중단을 촉구하며 투쟁을 외치고 있다.

이날 갈아엎은 논은 2975.2㎡(900평) 규모다. 5월 25일 심겨 110일 동안 부모와 같은 농민의 애정을 받으며 자란 벼는 30여분만에 처절히 쓰러졌다. 논 주인인 함경중 씨는 깁스를 한 다리로 직접 트랙터를 몰고 끝까지 꼼꼼하게 논을 갈아엎었다. 이날 함 씨의 논 갈아엎기는 다른 농민들이 말릴 때까지 지속됐다.

함 씨는 “40년동안 농사를 지었지만 농산물을 직접 갈아엎은 적은 없었다”며 “10월 5일이면 수확할 수 있는 벼를 눈물을 참으며 갈아엎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쌀값 폭락에 치솟는 생산비까지 농민들은 빚만 쌓여가고 청년들은 굶어도 농사는 짓지 않으려는 것이 농업의 현실이다”며 “도시 서민의 물가안정도 중요하지만 편중된 정책으로 농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고 비판했다.
 

농민들이 공들여 키운 논을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이 공들여 키운 논을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10일 수확기 쌀 대책을 내놓고 쌀 초과생산량을 격리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시장격리 효과를 보려면 찔끔찔끔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물량을 한 번에 격리해야 한다”며 “올해 수매계획을 보면 23년산 쌀을 수매하고 갓 나온 햅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해 가축에게 먹이는 전례 없는 일로 마치 쌀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별로 감축면적을 할당해 미이행한 농가에게 페널티를 부여하겠다며 농민들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데 최근 5년간 쌀 평균 자급률은 94% 불과하다”며 “진짜 원인인 국내 평균 생산량 11%에 달하는 수입쌀이 들어오는 것은 외면하면서 페널티를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농민들은 오랜 시간 갈아엎어진 논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날 농민들은 오랜 시간 갈아엎어진 논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오용석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의장은 “자식같이 키운 벼를 추석과 수확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트랙터로 갈아엎는 심정을 헤아려보길 바란다”며 “윤석열 내리고 쌀값은 올리자, 쌀값 폭락 진짜 주범 쌀 수입 중단하라, 농민은 정부 쌀 대책 규탄한다”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춘천=이우정 기자 leewj@agrinet.co.kr

출처: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