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우정 기자] 

이강훈 회장이 수발아 피해를 입은 논을 둘러보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불구
실제 보상금액 턱없이 부족
수매 참여도 어려워 피해 막심

삼척에선 깨씨무늬병 확산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수확기를 앞두고 온 잦은 비의 영향을 받아 강원지역 벼재배 농가들이 수발아 피해, 병해충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찾은 속초, 고성 일대에서는 폭염 뒤 갑작스레 찾아온 폭우로 인해 수발아 피해를 입은 논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6만6115.7㎡(2만평) 규모의 벼농사를 짓고 있는 이강훈 한농연고성군연합토성면회장도 공들여 키운 벼 대부분이 수발아 피해를 입었다.

이 회장은 “지속된 폭염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고성군 벼재배농가는 수발아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상기후로 자식처럼 키운 벼들이 다 망가졌는데, 수확이 된다는 이유로 수발아 피해로 인정된 면적은 5%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험도 문제지만 수발아된 벼는 농협에서 수매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오는 피해가 더욱 막심하다”며 “적어도 농민이 생산비라도 건져 다시 일어날 수 있게 정부나 지자체에서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현실에 맞는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원영동지역에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면서 수발아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강원영동지역에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면서 수발아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김병만 한농연고성군연합회장은 “수발아 피해는 임의로 무게를 재서 수확량을 기준으로 피해를 산정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보상을 받기 어렵다”며 “또한 피해가 인정받더라도 가입한 보험에 따라 농가 자부담 비율 10%, 20%를 제하고 보상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보상을 못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단순히 수확량을 기준으로 보험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미질 등을 반영한 피해산정 방식으로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척 벼농가의 경우 깨씨무늬병이 확산돼 시름을 앓고 있다. 최근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깨씨무늬병이 번저 빨갛게 변한 삼척 논
깨씨무늬병이 번저 빨갛게 변한 삼척 논

삼척 원덕농협의 민경영 조합장은 “깨씨무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지력이 약해 발생하는 병으로 적기에 농약 살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은 농협에서 방제를 관리해 적기 살포가 가능했지만 지자체로 넘어가면서 적기 방제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 이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원덕농협의 경우 내년 지력 증진 등을 위해 농약보조제인 액토신을 보조할 예정이고 농가에서 적기 방제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깨씨무늬병에 걸린 벼
깨씨무늬병에 걸린 벼

임문길 한농연삼척시연합회장은 “현재 삼척 벼 농가들은 깨씨무늬병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수확기이기 때문에 잔류농약 문제 등으로 농약 살포를 할 수가 없어 전전긍긍하고만 있다”며 “2년 동안 깨씨무늬병을 앓고 있어 별별 시도를 다해봤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농가에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 마련과 보상이 빠르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성·삼척=이우정 기자 leewj@agrinet.co.kr

출처: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