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생육 저하로 채취시기 밀려
9월 29일까지 누계 459㎏ 공판
전년 동기 2만425㎏과 큰 차이
10월 초 본격 채취 이뤄져도
기온 급락 등 예년 수준 못 미칠 듯
올해 송이버섯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올 여름철 고온 현상이 9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송이버섯 생육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예년에 비해 본격적인 송이버섯 채취시기가 보름 가량 늦어져 송이버섯 임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9월 중순 이후 낮 기온이 25℃를 밑돌면서 송이버섯 생산이 조금씩 늘지만, 예년 수준을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송이버섯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의 송이버섯 공판현황에 따르면 9월 30일 현재 송이버섯을 공판 중인 산림조합은 강원 양양·고성·강릉·삼척 등 4개 지역조합으로, 공판량(누계)은 459㎏이다. 지난해 같은 날엔 19개 지역조합에서 2만425㎏을 공판했다. 2022년 당시 공판량 5만8185㎏(19개 지역조합)과 비교하면 매우 적다. 올해 공판 첫 시작일도 9월 19일로 지난해 9월 11일에 비해 8일 가량 늦었으며, 물량도 1㎏으로 지난해 21㎏에 비해 미미하다.
이런 현상은 올해 폭염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송이버섯은 낮 기온이 24~25℃일 때 생육이 활발하다. 또, 국립산림과학원에선 송이버섯은 5㎝ 깊이 평균 지온이 19℃ 이하인 곳에서 2주일이 경과한 후에 땅 위로 올라온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송이버섯은 보통 8월 하순에서 10월 하순까지 채취한다. 그러나 올해는 9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송이버섯 생육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
가강현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은 “어린 송이버섯이 만들어지는 온도는 대기온도 24~25℃, 지온은 19℃ 이하 인데, 이 기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어린 버섯은 성장을 멈춘다”며 “보통은 8월 말부터 지온이 19℃ 이하로 떨어지는 일수가 생기고 그러면 9월 초순부터 송이버섯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9월 기온이 높아 예년처럼 잘 자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9월 중순 이후부터 기온이 떨어져 송이버섯이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가강현 임업연구관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일일 평균 공판량 흐름은 9월 4일경부터 서서히 물량이 늘기 시작해 9월 30일경에 5992㎏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고, 이후 10월 말까지 줄어드는 추세다. 10월 초부터 본격적인 송이버섯 채취가 이뤄지더라도 예년 수준의 물량을 회복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 청송에서 송이버섯을 키우고 있는 권병섭 전 한국임업후계자협회장은 “예년 같으면 9월 18일 정도 송이버섯 채취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10월 10일 정도 시작될 것 같다”며 “기온이 높으면 포자 형성이 어렵기 때문에 30℃가 넘는 9월 날씨는 송이버섯에게 치명적이며, 최근 기온이 낮아지긴 했지만, 송이버섯 채취기간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물론, 지난 3년간 9월 중순 이후 생산량이 전체 송이버섯의 약 70% 이상을 차지했다. 10월 본격 채취기간에 일부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 10월 밤 기온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밤 기온은 10~14℃가 최적이나 최근 기후변화 양상을 봤을 때 급격하게 밤 기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상태 한국임업후계자협회장은 “송이버섯을 키우는 곳은 대부분 지대가 높아 밤 기온이 예상 시기보다 빨리 떨어질 수 있다”며 “쌀쌀하다는 정도의 날씨는 괜찮은데, 갑자기 10℃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올해 송이버섯 채취는 힘들어지는 만큼 밤 기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출처: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