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20kg 정곡 4만7039원
전년비 13.5% 떨어져
과감한 정부 대책이 관건
2024년산 수확기 첫 산지 쌀값이 80kg 기준 19만원에 못 미쳐 출발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13.5%가 하락한 수치다.
통계청이 지난 8일 발표한 10월 5일자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4만7039원을 기록했다. 80kg으로 환산하면 18만8156원이다. 전회인 2023년산 마지막 쌀값 조사에 비해선 3391원인 7.8%가 상승했지만, 신곡 가격 첫 조사라는 점에선 쌀값이 낮게 형성됐다는 평가다. 최근 5년 동안 신곡 가격과 비교하면 최악이라고 기록될 정도인 2022년의 쌀값이 반영된 2022년산 신곡 가격 다음으로 낮은 가격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신곡 첫 조사 가격은 20kg 정곡 기준 2020년 5만3806원, 2021년 5만5064원, 2022년 4만4734원, 2023년 5만4388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10월 5일자 산지 쌀값이 RPC(미곡종합처리장)들의 쌀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유통업체와의 계약에 차이는 있겠지만 매월 5일 통계청의 쌀값이 다음 달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곡 가격은 구곡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신곡 가격에 4000원 정도 낮은 가격에 구곡 가격이 결정되는 식이다. RPC들이 2024년산 신곡 첫 가격을 주목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농협 통합RPC 대표는 “보통 신곡 가격에 비해 20kg 기준 약 4000원 정도 낮춰 11월과 12월 구곡 판매가격이 결정된다. 신곡 가격이 낮게 출발해 비슷한 판매가격이나 더 낮은 판매가격이 결정되는 셈”이라며 “신곡 가격이 높으면 구곡을 조금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올해 누적된 적자가 조금 줄어들까 기대했는데, 이러면 올해 적자 개선 요소는 더 사라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산지 쌀값이 전국의 쌀값을 대표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통상 10월 5일자 산지 쌀값은 강원과 경기 지역의 쌀값이 반영되면서 높게 형성된다. 이후 전국적으로 수확이 마무리되면서 전국 쌀값이 반영돼 내림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빠르고 과감하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수확기 평균 쌀값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2022년 수확기다. 당시 정부는 90만톤이라는 과감한 시장격리 물량을 발표하면서 10월 산지 쌀값이 반등한 사례가 있다.
또 다른 농협 통합RPC 대표는 “2023년 수확기 이후 쌀값이 급락한 상황을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며 “쌀은 조금만 남아도 시장에선 심리적 불안이 작용해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된다. 정부에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책을 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출처: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