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국내 가금농장에서 올 시즌(2024년 가을~2025년 봄)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당국과 농가들이 긴장하며 방역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예전보다 빠르면서도 다른 유형의 고병원성 AI가 야생조류에서 나오는 등 올겨울 고병원성 AI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AI에 대한 전파력과 병원성 등의 분석은 1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동해시 가금농장서 확진…군산 만경강 야생조류 분변서 이례적 ‘H5N3형’ 검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10월 29일 신고된 강원 동해시 소재 850마리 규모(산란계 772, 오리 78 마리 사육)의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H5N1형)가 확진, 방역관리를 강화한다고 30일 밝혔다.
올 시즌엔 이례적으로 이르면서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H5N1형이 아닌 H5N3형의 고병원성 AI가 10월 2일 전북 군산 만경강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됐다. 이후 14일 용인(청미천), 17일 제주(용수지) 등 3건의 고병원성 AI가 야생조류에서 검출됐고, 29일 가금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중수본은 10월 29일 해당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된 직후 해당농장의 가금 850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초동방역을 실시했고, 전국 가금농장과 관련 축산시설, 축산 차량에 대해 10월 30일 자정부터 24시간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철새 도래지, 가금농장 등에 대한 소독, 점검, 검사 등의 방역관리도 강화했다.
최근 인접 국가인 일본에서도 가금농장과 야생조류에서 연이어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고, 겨울철새도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래하고 있어 고병원성 AI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의·응답 “한달 내 전파력·병원성 분석”…지역별 담당관제 지정 등 관리 온힘
10월 30일 김종구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고병원성 AI 발생 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1개월 정도의 실험 분석을 통해 전파력과 병원성 등의 올 시즌 고병원성 AI 발생 추이를 추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 야생조류 분변에서 발견된 ‘H5N3형’과 관련해 김종구 실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우점종이 된 형은 H5N1형이다. 국내에서 지난번에 발생했던 것은 아마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H5N3이 재조합돼 들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일단 인근 일본에선 최근 H5N1형만 발견되고 있어, 국내에서 어떤 양상이 전개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현재 농식품부는 전파력이라든가, 병원성 정도를 살펴보기 위한 실험에 들어가 있는 상황으로 그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추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관련 결과는 4주 내지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내 농장 발생과 같이 ‘소규모 농가 발생 우려’에 대한 질의에 김 실장은 “국내 농가들이 나름대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방역시설도 상당히 구비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소규모 농장들은 다수 부족한 부분도 있다”며 “이에 지역별로 담당관제를 지정하고 농가 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며 “이번 발생 농가도 산란계 농장으로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도 같이 사육하는 농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식품부는 소규모 농가에 대해서도 다음 달 15일까지 계속해서 점검 지도를 하고 있고 방역조치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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