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경북서 발생하다 최근 경기 북부·강원서 잇달아
ASF 확진 멧돼지는 급감…농가, 제대로 된 역학조사 촉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지난 3일 강원 홍천군 소재 2500두 규모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근 10km 방역대 내엔 양돈장이 없지만, 올해 들어서만 10번째 발생에다, 주요 발병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가 출몰하는 시기라 양돈 농가들은 긴장 속 방역에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ASF 확진 야생멧돼지가 잘 나오지 않는<본보 10월 22일자 9면 참조> 경기 북부·강원권 양돈장에서 최근 잇달아 ASF가 확진되며 이 지역 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3일 2500두 규모의 홍천 양돈장에서 돼지 폐사 등의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ASF 양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중수본은 4일 회의를 열고 ASF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했다. 

중수본은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 외부인·차량의 농장 출입 통제, 살처분, 소독 및 역학조사 등 긴급 방역 조처를 했다. 발생 지역인 홍천과 인접 8개 시군(강원 춘천·인제·양양·강릉·평창·횡성, 경기 양평·가평)에 대해선 3일 자정부터 4일 자정까지 24시간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한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다행히 발생농장 반경 10km 방역대 내 돼지농장은 없었지만, 발생 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30여 호 돼지농장에 대해선 정밀검사를 실시하며, 발생농장에서 돼지를 출하한 도축장을 출입했던 차량이 방문한 돼지농장 100여호에 대해선 임상검사를 진행한다. 

2019년 9월 양돈장에서 ASF가 처음 발생한 뒤 5년여간 총 48건의 ASF가 돼지농장에서 발생했다. 2019년 14건이 발생한 뒤 2020년 2건, 2021년 5건, 2022년 7건 등 연간 10건 내에 머물던 ASF 발생이 지난해 10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11월 4일 현재 10건이 확진돼 발병 추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여름철 안동, 예천, 영천 등 경북에서 발생하던 ASF가 8월 영천과 더불어 경기 김포에서 나온 뒤 10월 강원 화천에 이어 이번에 강원 홍천에서도 발생해 경기 북부·강원권 농가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 농가들은 홍천에서 ASF 확진 야생멧돼지 검출이 2022년 8월이 마지막이었고, 최근 2년 새 경기 북부와 강원권에서 ASF 확진 멧돼지 건수도 급감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북부·강원권의 한 양돈 농가는 “2019년 예방적 살처분이란 미명 하에 대규모 살처분을 진행했던 경기 북부와 강원권의 경우 어느 지역보다 선제적으로 또 강하게 8대 방역시설을 설치하는 등 방역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지역의 경우 2년 새 멧돼지 확진 건수도 확연히 줄었는데 ASF가 최근에 또 발생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며 “농장 이외 발생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가 무엇보다 철저하게, 또 우선시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출처: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