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지난달까지 강세를 보였던 주요 과일 및 채소류 가격이 11월에는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고온과 집중호우, 일조량 부족 등으로 인해 생육 지연 및 부진을 겪었던 과일·채소류 작황이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11월 전체적인 생산량 및 출하량은 사과와 단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고온에 의한 일소·열과 피해가 극심한 배와 감귤은 출하량 감소와 함께 가격도 상승하거나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파악됐다.
사과 출하량 전년보다 늘지만 착색지연에 평년비 10.7% 감소 배 출하량 1만6000톤 내외 노지온주 감귤 생산량 6.8%↓
▲과일=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과일 관측에 따르면 과일류 가운데 소비자 관심이 가장 높은 사과의 생육은 전년 대비 양호한 상황이다. 탄저병 등 후지 품종 사과 생산량에 큰 영향을 주는 병 발생 소식에 지난해와 같은 생산량 극감 우려가 제기되기는 했으나 다행히 전반적인 병해충 발생 정도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올해 사과 생산량은 2023년보다 19% 증가한 47만톤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평년 생산량과 비교해서는 3.8~5% 줄어든 물량이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후지 품종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19.4%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과비대 부진으로 대과 생산량은 전년과 평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예상되는 후지 사과 대과 비중은 18.6%로, 지난해는 21.2%, 평년은 23.3%를 기록했다.
11월 사과 출하량은 후지 생산 및 출하의 영향으로 2023년에 비해 11.3% 증가하지만 지난달 일조량이 부족했던 탓에 착색이 지연되면서 평년 보다는 10.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사과 품질도 일조량 감소와 여름철 고온으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 출하했던 사과 대비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농경연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기준, 11월 후지 사과 평균 가격(10kg, 상품)은 전년과 비교해 10.4~18.3% 하락한 4만1000원~4만5000원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석 전까지만 해도 평년 수준 이상의 생산량을 기대했던 배는 올해 전년 대비 6% 늘어난 19만5000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비상품과를 포함한 물량이다. 장기간 이어진 고온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일소·열과 피해가 극심한데, 일소·열과 특성 상 이미 저장에 들어간 배에서도 피해가 확인되는 상황이어서 실제 출하 가능 물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월 배 출하량은 저장을 마무리한 산지가 많은 데다, 수출용으로도 빠지면서 지난해 동기보다 9.3% 감소한 1만6000톤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11월 신고배 도매가격(15kg, 상품)은 2023년 5만6600원 대비 9.5% 상승한 6만2000원 안팎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감귤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여건 악화 때문인데, 여름철 고온으로 노지온주 감귤의 일소 및 열과 피해가 증가했고, 10월에도 이어진 고온과 잦은 강우의 영향으로 병해충 발생도 전년보다 늘었다. 특히 열과 피해가 심각해 제주도 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지난해 8.2%였던 열과 피해율이 올해는 23.3%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올해 노지온주 감귤 생산량은 2023년 대비 6.8% 감소한 37만8000톤 내외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평년보다는 17.9% 줄어든 물량이다. 11월 출하량도 감소해 고온 및 일조량 부족으로 착색 지연됐던 물량 출하에도 불구하고 전년·평년과 비교해 3.7%, 2.5% 적은 10만78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출하량 감소에도 이달 노지온주 감귤 도매가격(5kg, 상품)은 지난해 동기 1만2700원과 비슷한 1만3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지난해 감귤 가격이 사과 등의 대체 수요로 평년 8945원보다 40% 이상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단감 역시 일소 피해와 탄저병이 발생했으나 전반적인 생육은 전년 대비 양호해 올해 단감 생산량은 2023년보다 7.7% 증가한 9만1000톤가량으로 전망되고 있다. 11월 출하량도 지난해와 비교해 11.2% 늘어난 3만2100톤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9~10월 출하해야 할 물량이 고온에 의한 생육 지연으로 11월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출하량 증가 속에 단감(부유) 도매가격(10kg, 상품)은 전년 대비 21.2% 하락한 3만3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엽근채소류 출하량 늘면서 하락세 보일 듯
배추 10kg 8000원 내외 전망 무 지난해 가격 못미칠 듯 당근가격 10월 대비 18.3% 하락 양배추는 1만원 내외 형성
▲엽근채소=배추·무·당근·양배추 등 주요 엽근채소류 가격은 이번 달 일제히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생산량 자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지만 갈수록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김장철 소비자 민감 품목인 배추는 11월 하순으로 가면서 출하량이 증가해 도매가격(10kg, 상품)은 10월 대비 크게 하락한 8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평년 가격(7135원)과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 가을배추의 경우 생산량만 놓고 보면 전년과 평년보다 5%, 5.1% 감소한 118만톤 수준으로 파악됐다. 생육 초기 고온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게 이유인데, 점차 기상여건이 호전되며 생육을 회복하는 상황으로, 이달 후반으로 갈수록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생육지연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에 평균 도매가격(20kg, 상품)이 2만3744원까지 상승했던 무는 이번 달에는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도매가격도 전월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가을무 생산량은 전년도 출하기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축소(3.7%)된 데다, 8~9월 파종기 고온 및 가뭄으로 인해 2023년 대비 15.8% 감소한 37만3000톤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출하지역 확대 등 11월 중순부터 가을무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평균 도매가격은 1만7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평균 도매가격과 비교하면 28%이상 낮지만 평년(1만1252원)보다는 여전히 높은 금액이다.
당근의 경우 고온으로 인한 생육 부진으로 출하가 지연됐던 물량이 10월 중순 이후 시장에 나오면서 11월 도매가격(20kg, 상품)은 10월 대비 18.3% 하락한 6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평년 3만5060원과 비교하면 여전한 가격 강세로, 가을 당근 전체 생산량은 전년과 평년보다 4.1%, 13.2% 감소한 5500톤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양배추도 비슷한 양상이다. 가을 양배추 생산량은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6.4%, 10% 줄어든 2만6000톤 수준으로, 11월 출하량도 2023년과 비교하면 1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호남지역 중생종 양배추 작황이 양호해 11월 하순 이후 양배추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돼 이달 도매가격은 중순까지 강보합세를 유지하다 하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평균적으로는 10월 대비 소폭(4.2%) 떨어진 1만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됐다.
농경연 관계자는 최근의 이상기후 여파를 감안한 듯 “향후 기상여건에 따라 작황 및 가격 변동 폭은 변동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2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