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하림 기자]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제6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제6차 계획은 이재명정부 국정과제인 ‘친환경유기농업 2배 확대’에 따라 전체 경지면적 대비 친환경 인증면적 비율을 2030년까지 9%(유기농 5%·무농약 4%)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하지만 인증면적을 끌어올리는 것은 중앙정부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은 지방정부도 ‘친환경농업 실천계획’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농식품부 육성계획이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하되 지역 실정에 맞는 실천계획을 민간 의견을 수렴해 세워야 한다.
5월 초 기준, 제6차 친환경농업 실천계획이 이미 나온 지자체도 있고 아직 작성 중인 지자체도 있다. 언제까지 수립해야 하는지가 법률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농식품부는 5월 중으로 모든 지자체가 실천계획을 완성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역지자체들의 실천계획 수립 추이는 어떠할까. 9개 도 중 경기도·강원특별자치도·충청남도·충청북도를 먼저 살펴봤다.
지난 1월 농림축산식품부·한국친환경농업협회가 전남 여수시 라마다프라자 여수 그랜드볼룸에서 ‘제6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 이행을 위한 정책설명회’를 개최하고 지자체·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 중앙정부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경기도 실천계획, 실질적 이행돼야”
경기도는 5월까지 실천계획 작성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2030년 인증면적 목표치를 ‘2024년 대비 70% 확대’로 두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마저도 도내 생산자단체의 반발로 원안보다 목표치를 높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농식품부가 반려할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는 인증면적 2배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려워도, 정부 육성계획의 틀에 맞춘 실천계획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생산자단체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정책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경기친농연)는 경기도에 △난임 부부에 친환경농산물 지원 △친환경 무상급식 영유아로 확대 △친환경농산물 구매 시 인센티브 제공을 비롯한 민간소비 확대 정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홍안나 경기친농연 사무처장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사업을 현장과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연차별 이행계획과 점검체계가 있어야 한다. 이전 실천계획들과 달리 실질적으로 이행되는 과정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친환경농업 특화 정책 필요”
강원도는 타 지자체에 비해 실천계획 수립이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농식품부 목표대로 친환경 인증면적을 2배 확대하겠단 것만 목표로 삼았을 뿐, 구체적인 사업은 윤곽조차 나오지 않았다. 지역사회 내에서는 해를 넘겨 나온 제5차 실천계획처럼 상당히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관해 강원도 측은 실천계획 작성을 시작한 시기 자체가 늦은 것도 있지만, 농식품부 육성계획은 친환경 벼 육성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강원도는 밭작물 중심이라 정부안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더불어 생산자단체와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이교훈 강원도친환경농업협회 사무처장은 “관행농가와 공유하는 정책이 아닌, 친환경농가 지원에 특화된 정책이 타 지자체에 비해 부족해 이를 중점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마케팅·물류비·포장비 지원 등 친환경농가 피부에 와닿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도, 재해복구비 등 신사업 내놔
충남도는 지난달 말 실천계획을 완성했다. 비전은 ‘환경과 공존하는 농업, 지속가능한 미래’이며, 2030년까지의 유기농·무농약 인증면적 비율 목표치는 2024년 대비 2배보다 소폭 높은 2.83%·1.87%로 각각 잡았다. 구체적으로는 △지역맞춤형 친환경농업 생산기반 확충 △유통·소비 확대 △환경보전·탄소저감 농업 확산 등 3대 분야에서 31개 세부사업을 전개한다.
먼저 신규사업으로 ‘친환경농가 재해복구비 지원사업’이 추가됐다. 재해 발생 시 친환경농가는 친환경 인증 유지를 위해 오염물 제거 등을 위한 추가 복구비가 필요하다. 이에 복구비를 추가 지원해 이를 보전하려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지자체 중 경기도만 시행한 정책이다.
친환경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 소비 실천 포인트 지원사업’을 새로 마련했다. 친환경농산물 구입 후 물품과 영수증을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하면 소정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지역 특색을 살린 유기농마을을 조성하는 ‘유기농생태마을 조성 시범사업’ 등 집적화 사업도 현장 요구에 따라 반영됐다.
이지훈 충청남도친환경농업협회 사무처장은 “지난해부터 현장 간담회 등 준비를 시작했으며, 거기서 나온 의견이 100%는 아니더라도 많이 반영됐다”며 “우리 요구 중 경로당 친환경 쌀 지원사업은 세부사업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과제별 추진방안에 언급해 추진 근거를 마련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충북도, 친환경 소비 확대 집중
충북도는 지난 3월 실천계획을 수립했다. 충북도는 ‘K-유기농의 중심 충북!’이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2030년까지 유기농·무농약 인증면적 비율을 2024년 대비 약 2배에 해당하는 3.7%·2.6%로 각각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충북도는 이를 위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친환경·저탄소 농업 실천 강화 △유기농업 확산 기반 확대 △친환경농산물 안정적 소비처 확보 등 3대 추진과제 아래 58개 세부사업을 전개한다. 특히 소비 확대에 관한 신규 사업을 대거 추가한 점이 눈에 띈다.
먼저 현재 경로당에 지원하는 정부관리양곡을 친환경 쌀로 대체할 수 있도록 ‘경로당 친환경 쌀 차액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신생아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이유식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도 전개한다. 또한 할인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농산물 소비 판촉 지원사업’도 새로 포함됐다.
이상규 충청북도친환경농업협회 사무처장은 “모든 생산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생산지원 계획은 현장의 의견이 비교적 잘 반영됐다”고 평하는 동시에 “면적 확대 시 늘어날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소비할 시장 확보가 필수적이다. 대량 소비처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소비 기반을 확대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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