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임산물 위탁 통신판매·직거래 장터 운영
3년간 129개 임가 1억2700만원 실적
올가을 중앙광장 등으로 판매장 확대
춘천 대표 임산물 지역 브랜드화 추진
‘조합원 생일자 기념품사업’ 운영 눈길
산은 있지만 무엇을 심어야 할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또 생산한 임산물을 어디에 팔아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산주와 임업인들이 많다. 특히 임업은 농업보다 정보 접근성이 낮고 대형 도매시장이나 유통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개인의 노력만으로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만들기 쉽지 않은 구조다. 이런 가운데 산림조합의 산림경영지도원들이 재배기술 교육부터 상품화, 판로 개척까지 지원하며 임업 현장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산림경영지도로 살펴보는 임업 해법 찾기’ 연속기획을 통해 산주와 임업인의 소득 확대를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산림경영지도원들의 역할과 변화를 차례로 소개한다. 첫 번째로 임산물 위탁 통신판매와 직거래 장터 운영 등을 통해 유통·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는 춘천시산림조합을 찾았다.

“생산만 하세요. 저희가 어떻게든 팔아드릴게요.”
임업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역시 판로다. 어렵게 임산물을 생산해도 어디에,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몰라 결국 지인들에게 나눠주거나 소규모 판매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춘천시산림조합은 이런 고민을 덜기 위해 임산물 위탁 통신판매와 직거래 장터, 조합원 생일자 기념품 사업 등을 운영하며 임업인들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춘천시산림조합은 통신판매 사업을 통해 조합원이 생산한 임산물을 수수료 없이 위탁 판매하고 있다. 문자 홍보와 주문 접수, 생산자 연결, 택배 발송까지 조합이 직접 지원하며 안정적인 판매 창구 역할을 맡는다. 또 생산 품목과 규모에 따라 적합한 판매 방식을 제안하고 소포장 및 상품화 컨설팅, 인터넷 판매 운영 멘토링 등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판로 개척도 돕고 있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직거래 장터 운영이 눈에 띈다. 봄철에는 두릅·엄나무순·곰취·산마늘 등을 판매하는 ‘산나물 판매장터’를, 가을철에는 산양삼·더덕·오미자·밤·호두 등을 선보이는 ‘임산물 판매장터’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올해 4월 열린 산나물 판매장터에서는 준비한 물량 대부분이 판매되며 이틀간 약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판매장터에 참여한 한 임업인은 “예전에는 수확한 임산물을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정도였는데 직접 판매를 해보니 보람도 크고 재미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업인은 “막연하게 산을 사두기만 했는데 판매장터에서 완판되는 모습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임업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춘천시산림조합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직거래 장터와 통신판매 등 임산물 판매 지원 행사는 총 38회 진행됐으며, 129개 임가가 참여해 총 1억2700만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조합은 직거래 장터를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춘천 임산물을 알리는 홍보 창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산양삼과 더덕, 잣, 엄나무순, 산마늘, 두릅 등 지역 임산물을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현장에서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판매장터 확대도 추진한다. 기존 춘천시산림조합 나무시장에서 개최하던 판매행사를 올가을부터는 춘천시 중앙광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지역 임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판매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신철종 춘천시산림조합 산림경영지도원은 “‘공주 하면 밤’이 떠오르듯 춘천도 대표 임산물을 육성해 지역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며 “생산자들이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결국 임업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단순 판매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임산물 상품화와 소비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합원 생일자 기념품 사업’이다. 조합원 생일 선물을 지역 임업인들이 직접 생산한 농·임산물로 구성해 안정적인 소비처를 만드는 방식이다.
춘천시산림조합은 표고버섯과 산양삼, 잣, 산나물 등 지역 임산물을 수매해 생일 기념품 세트를 제작하고 매주 조합원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생산 임업인 입장에서는 소량이라도 꾸준한 납품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상품 포장과 규격화 과정까지 함께 배우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신 지도원은 “좋은 임산물을 생산해도 포장이나 규격화가 되지 않으면 실제 판매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며 “조합이 중간에서 상품 구성과 포장, 판매 방법까지 함께 고민하며 판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로 지원은 임업인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가와 함께 신규 임업인 유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춘천시산림조합 조합원 수는 지난해 약 300명 증가한 2576명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임산물 판매와 유통 지원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임업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판로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생산 기반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임산물 판매 지원과 함께 품목별 재배 교육과 현장 실습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대추와 고사리, 표고버섯, 산채류, 조경수 등을 중심으로 품목별 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론교육과 현장 실습, 선진 임가 견학 등을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특히 단순 재배기술 교육에 그치지 않고 생산과 관리, 판매 과정까지 함께 교육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교육 이후 재배를 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고사리 교육 수료자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직접 식재에 나섰으며 조합은 향후 판매장터 참여 등 실질적인 소득 창출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신 지도원은 “지도원은 단순히 교육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임업인이 실제 소득을 낼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 역할”이라며 “생산부터 판매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 춘천 임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홍란 기자 hongr@agri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