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봄철 쌀값 급등 우려가 확산됐지만, 정작 3~5월 산지 쌀값은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 우려가 완화된 데다 소비 감소 흐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쌀값은 약보합 또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5월 3회차(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 정곡 기준 22만8972원으로, 전회인 15일자 22만9084원보다 112원 하락했다. 산지 쌀값은 3월 5일 23만864원을 기록한 이후 8회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쌀값은 지난해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 3회차 산지 쌀값은 19만5924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월 이후 단경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진 반면, 올해는 3월 초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흐름이 다르다.
올해 들어 3월 초까지 쌀값이 오르면서 봄철 쌀값 급등 우려가 확산됐을 당시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주요 농민단체들은 “쌀값은 수년간의 약세에서 회복되는 과정”이라며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쌀값 급등론’을 비판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쌀값 하락세 배경으로는 공급 부족 우려 완화가 꼽힌다. 올해 초 일부 지역에서 재고 부족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뚜렷한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강형준 GSnJ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 쌀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민간 RPC 등을 확인해 보면 도정수율이나 생산량이 평년 대비 크게 줄어든 상황은 아니었다”며 “시장 공급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정부가 공매 물량 공급에 나서면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10만톤 규모 공매를 추진했으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로 5만톤을 공급하는 방안도 예고한 상태다. 경남의 한 통합 RPC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이면서 상승 기대보다는 하향 안정세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쌀값이 급등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공급 여력은 충분한 반면 소비 확대 요인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1인당 쌀 소비량은 계속 줄고 있고 가공용 수요 증가도 실제 신곡 소비 확대와는 거리가 있다”며 “수요 측면에서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요인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는 수급상으로 상승장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급 확대와 소비 감소를 고려하면 오히려 하락 요인이 더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온다. 또 다른 RPC 관계자는 “쌀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상당수 RPC들도 현재 보유 물량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며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단경기까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약보합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