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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두 달여 남은 ‘가격안정제’…대상품목·기준가격 산정 ‘깜깜’
조회 2
작성자 농어업회의소
작성일 2026/06/09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가격안정제요? 들어는 본 것 같은데….”

 

한 생산자단체 임원이 ‘농산물가격안정제’에 대한 질문에 보인 반응이다. 가격안정제 시행이 세 달도 남지 않았으나 정부가 현장을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이나 설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농업 현장의 관심이 높지 않은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가격안정제는 농가 참여가 핵심인 선제적 수급관리를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제도 시행에 앞서 대상품목·기준가격 산정 등 가격안정제 세부 도입 방안에 대한 현장 공유가 시급해 보인다.

 

가격안정제는 지난해 8월 개정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익직불’, ‘수입안정보험’ 등과 함께 농가 소득안정망 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제도다. 선제적인 수급계획 수립 및 시행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평균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면 생산자에게 차액을 지원해주는 것이 주요내용으로, 오는 8월 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그러나 가격안정제 대상 품목이나 최소한의 가격보전 기준이 되는 기준가격 산정 방식, 지급비율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현장과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3월, 생산자단체를 포함해 진행한 ‘농산물 유통 전문가 협의체 워크숍’에서 주요안건 중 하나로 논의했던 것이 전부로 알려져 있다. 제도가 갖는 무게감에 비해 현장의 관심이 낮은 이유다. 한 품목 단체 관계자는 “유통협의체 이후 추가적인 현장 의견수렴 자리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농산자조금법 제정이나 다른 사안처럼 의견수렴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면 현장에서 관심 갖지 않으려 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만 내용도 복잡한 가격안정제를 스스로 챙기는 단체는 없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5월 12일부터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올라와 있는 가격안정제 관련 정부 입법예고 내용에 대한 의견수가 ‘0’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또 다른 품목 단체 관계자는 “가격안정제에 대해서는 8월부터 시행된다는 정도만 파악하고 있다”라며 “세부내용이 알려져 있지 않아 현장 관심도 떨어지고 정부에 별도 의견을 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가에 생산비를 보전해 주기 위해 도입하는 좋은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농식품부가 논의 과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현장에서도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견과는 다르게 농식품부에서는 제도 시행까지 시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대상품목을 선정할 수 없는데다, 관련 법안에도 품목과 기준가격 조정 등 세부사항은 제도 시행 후 구성하는 ‘가격안정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명시돼 있다”라며 “8월 27일 가격안정제 시행 후 곧바로 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논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준비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달 안에 생산자단체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 시행을 전후로 현장 설명회도 진행하는 등 계획대로 제도 도입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안정제는 단순한 농산물 가격 하락에 대한 차액보전이 아니라 농가 참여가 핵심인 선제적 수급조절이 전제 돼 있는 만큼 제도 도입 과정부터 현장과 함께 합리적인 운영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좋은 제도라도 현장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좋은 제도로 유지되기 어렵다”라며 “선제적 수급관리와 관련해 경작·출하신고, 자조금납부 등이 농가 준수사항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경작·출하신고나 자조금납부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사전에 현장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