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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풍년’ 배추 갈아엎는 농민
조회 27
작성자 농어업회의소
작성일 2026/07/21

과잉생산·소비 부진 등 복합 요인

10㎏ 하품 가격 1000원까지 추락

특품도 작년 평균 대비 반토막

생산비도 못 건져 출하 포기 속출

▲ 올해 초 양파, 배추 등 채솟값이 폭락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 가는 가운데 20일 강릉시 왕산면의 한 고랭지 배추밭이 수확을 포기하고 갈아엎어진 채 방치 돼 있다.  홍성배 기자

▲ 올해 초 양파, 배추 등 채솟값이 폭락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 가는 가운데 20일 강릉시 왕산면의 한 고랭지 배추밭이 수확을 포기하고 갈아엎어진 채 방치 돼 있다. 홍성배 기자

 

“비룟값부터 모든 물가가 올랐는데 채솟값은 폭락입니다. 농민들만 죽을 지경이죠.”

 

이달 강원도 고랭지 이른 배추 출하가 시작됐지만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가격 형성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20일 강릉시 왕산면 일대 고랭지 채소 재배 농가들은 최근 배추밭을 모두 갈아 엎는 결정을 했다. 이 시기이면 고랭지 배추밭은 배추 운송용 트럭이 줄지어 있는게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밭은 텅 비었다. 왕산면에서 1만3200㎡(4000평) 배추밭을 갈아엎은 최 모(60)씨는 “가격이 씨앗값도 안나올 정도로 폭락했다”며 “고랭지 채소농사를 지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산지 폐기는 강릉 뿐 아니라 평창, 정선 등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태백은 양배추 재배로 변경하고 있다.

 

이날 서울 가락시장 거래가격을 보면 10㎏ 그물망(3포기) 배추 ‘특’품의 최저가는 8800원, 최고가는 9400원에 형성됐다. 전년 동월 동일 평균(1만8702원) 대비 48% 수준에 그친다.

 

7월 2주차(7월 4일~7월 10일) 거래 가격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배추 평균 가격은 6230원으로, 전주(4325원)보다 44% 올랐지만 전년평균(8105원) 대비 23%, 5년 평균(7948원) 대비 22% 낮다.

 

농민들의 체감도는 더 크다. 가락시장 거래조차 되지 않아 비용을 얹어 배추를 ‘처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10㎏그물망 ‘하’품의 경우 20일 최저가는 1000원으로 기록됐다.

 이같은 가격 폭락은 과잉 생산, 소비 부진, 봄배추 저장량 증가, 김치 수입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엽근채소 관측동향(7월호)을 보면, 대량수요처의 봄배추 저장량은 4만4800t으로 전년 대비 6.9% 늘었고, 6월 김치 수입량은 2만8276t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정덕교 고랭지채소강원도연합회장은 “정부는 배추값이 오르면 값을 낮추기 위한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지만 값이 없을 땐 대책이 없다”며 “양배추 계약재배 농가도 아직 잔금을 받지 못한 농가가 수두룩하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가격 불안정, 극한 기후 등의 영향으로 농민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강원도에 따르면, 채소류 수급안정자금 지급액은 지난해 27억1600만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농업수입안정보험의 경우 강원지역은 781농가에 27억2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관계자는 “여름 가뭄, 가을 집중호우에 따른 고랭지감자, 콩 등 수확량 감소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했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s://www.kado.net)